2009년 08월 13일
종부성사를 기다리며
방금까지 중환자실에서 있었던 일.
얼마 전에 조오련씨가 심근경색으로 사망해서 많은 사람들이 또 한 번 슬퍼하는 일이 있었다.
심근경색이란게 쉽게말해 심장을 먹여살리는 혈관이 막혀서 심장이 죽어버리는 건데, 심장기능이 멈추면 어떻게 될지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겠지.
요즘 내가 도는 파트가 이런 협심증, 심근경색증 환자를 보는 순환기내과인데, 내가 근무하는 병원의 순환기 스탶선생님이 하도 무시무시해서 레지던트들이 심근경색이 일어날 지경이다. 나도 예외가 아니어서 하루하루가 괴로움의 연속인 가운데 입원환자까지 엄청 늘어나서 끊었던 담배를 다시 물고 있다.
오늘 오후 늦게 48세 남자가 심정지 상태로 119구급대가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며 응급실을 찾았다.
심근경색이 의심되서 우리 파트로 arrange되었는데, 어제 대박 중환을 받아 밤새웠는데 또 다시 중환이 오니 정신줄을 놓을 지경이 되었다.
응급실에서 심폐소생술 후에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하였지만, 상당시간 심정지상태로 뇌에 산소를 공급못해 저산소성 뇌사상태로 빠졌으니 아직은 젊은 나이에 안타까운 일이다.
중환자실로 환자를 옮기고 관찰 중 또 다시 심정지를 일으켰다.
인턴선생님들이 다 불려와서 또다시 강심제를 투여하고 제세동기도 사용하며 30분간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겨우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한다.
심폐소생술때 인턴선생님들이 불려오는건 흉부압박을 하기 위해선데 흉부압박이 뭔지는 아래 사진 한장만 봐도 대충 머리속에 그릴 것이다.
아~이거!
근데 영화나 드라마같은데서 이것만이라도 제대로 하는 연기를 했으면하는데 설렁설렁하는 거 볼때면 때려버리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거 제대로 하면 굉장히 힘든다. 나같이 땀많은 사람은 2분만해도 가운이 다 젖는다.
이야기가 옆으로 샜는데 환자의 아내와 누나등 보호자들을 만나서 최선의 치료를 한다해도 좋아질 가능성보다는 나빠질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에둘러 사망가능성을 경고한다. 그리고 DNR(do not resuscitation, 심폐소생술의 거부)할 권리도 있음을 설명했는데, 이미 응급실에서 환자의 상태를 들은 환자의 아내가 종부성사해 줄 신부님을 모셔오기로 했다고 그때까지는 어떻게든 살려달라고 간청한다.
"그거는 잘 아시다시피 저~~~위에서 관장하는 거라 장담은 할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하겠으니 최대한 빨리 신부님을 모셔오세요."
신부님이 오시기까지 대략 1시간동안 2차례 심정지가 일어났는데 또다시 강심제를 투여하며 심폐소생술 후 다행히 심장은 1분에 90번 정도 뛰고 있었고 그때 로만칼라의 신부님이 중환자실로 들어오셨다.
나도 소싯적엔 열심히 성당을 다녔기에 신부님에 대한 원초적인 경외감이 있어, 나도 모르게 신부님을 안내해서 환자의 상태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하고 뒷자리로 피한다. 그리고 조용한 중환자실에 곧바로 신부님의 낭랑한 기도문 낭독이 시작되었다.
환자 가족들 뒤에서 나는 환자의 심박수에만 집중한다.
종부성사중에 강심제를 투여하고 흉부압박을 하는 난리를 피우고 싶진않았다.
심박수는 1분에 90회정도를 잘 유지하였지만 조금씩 느려진다.
이젠 대략 70회정도..
가톨릭예식이 다 그렇듯 종부성사도 꽤나 길었다.
아니다. 실은 짧았지만 떨어지는 심박수에 초조하다보니 길게 느껴졌었나보다.
이젠 60회정도로 떨어져 아까처럼 갑자기 확 떨어지나하며 뒤에서 까치발들어가며 안절부절하는 중에 신부님이 돌아서신다.
끝났나보다. 다가가서 신부님께 살짝 다 끝난겁니까라고 여쭤보니 고개를 끄덕이신다.
그러자 정말 거짓말처럼 환자의 맥박수는 0으로 뚝 떨어졌다.
환자의 아내는 울면서 DNR 하시겠단다.
그래서 더이상 심폐소생술을 하지않고 사망선고를 하려는데 환자의 매형과 이모라는 사람이 날 잡아 끈다.
그때 시간은 밤 11시 40분쯤..
20분만 있으면 하루를 넘기는 거니 조금만 더 심폐소생술을 해달라하신다.
흉부압박같은 건 말고 강제로 심장을 뛰게하는 약이라도 써달란다.(아까 DNR을 설명해서 다들 아신다.)
이건 장례때문이라는 걸 잘 알고있다.
3일장에서 20분만에 하루가 지나가버리는 거니 이런 시간에 사망하면 유가족이 장례를 치르기가 무척 곤혹스럽다한다.
옆에서 듣고있던 환자의 아내도 반대하지않는다.
그래서 마치 애프터서비스한다는 묘한 느낌을 가지며 강심제가 무척 효과적이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투여하였다.
아무런 효과가 없다.
또 한차례 투여하였다.
역시 심박수는 0.
세차례 투여하였으나 신부님을 기다릴때처럼 심장은 다시 뛰어주지않는다.
마치 종부성사가 끝나자마자 누군가가 이 안타까운 사람을 거둬가신 후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내가 마치 삶을 주물럭거릴 수 있다는 듯이 마음속 우쭐함을 애써 가리며 강심제를 투여하는 꼴이라니...
가족들도 더이상은 원하지않으셨다.
밤 11시 50분 사망하셨다.
얼마 전에 조오련씨가 심근경색으로 사망해서 많은 사람들이 또 한 번 슬퍼하는 일이 있었다.
심근경색이란게 쉽게말해 심장을 먹여살리는 혈관이 막혀서 심장이 죽어버리는 건데, 심장기능이 멈추면 어떻게 될지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겠지.
요즘 내가 도는 파트가 이런 협심증, 심근경색증 환자를 보는 순환기내과인데, 내가 근무하는 병원의 순환기 스탶선생님이 하도 무시무시해서 레지던트들이 심근경색이 일어날 지경이다. 나도 예외가 아니어서 하루하루가 괴로움의 연속인 가운데 입원환자까지 엄청 늘어나서 끊었던 담배를 다시 물고 있다.
오늘 오후 늦게 48세 남자가 심정지 상태로 119구급대가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며 응급실을 찾았다.
심근경색이 의심되서 우리 파트로 arrange되었는데, 어제 대박 중환을 받아 밤새웠는데 또 다시 중환이 오니 정신줄을 놓을 지경이 되었다.
응급실에서 심폐소생술 후에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하였지만, 상당시간 심정지상태로 뇌에 산소를 공급못해 저산소성 뇌사상태로 빠졌으니 아직은 젊은 나이에 안타까운 일이다.
중환자실로 환자를 옮기고 관찰 중 또 다시 심정지를 일으켰다.
인턴선생님들이 다 불려와서 또다시 강심제를 투여하고 제세동기도 사용하며 30분간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겨우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한다.
심폐소생술때 인턴선생님들이 불려오는건 흉부압박을 하기 위해선데 흉부압박이 뭔지는 아래 사진 한장만 봐도 대충 머리속에 그릴 것이다.

근데 영화나 드라마같은데서 이것만이라도 제대로 하는 연기를 했으면하는데 설렁설렁하는 거 볼때면 때려버리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거 제대로 하면 굉장히 힘든다. 나같이 땀많은 사람은 2분만해도 가운이 다 젖는다.
이야기가 옆으로 샜는데 환자의 아내와 누나등 보호자들을 만나서 최선의 치료를 한다해도 좋아질 가능성보다는 나빠질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에둘러 사망가능성을 경고한다. 그리고 DNR(do not resuscitation, 심폐소생술의 거부)할 권리도 있음을 설명했는데, 이미 응급실에서 환자의 상태를 들은 환자의 아내가 종부성사해 줄 신부님을 모셔오기로 했다고 그때까지는 어떻게든 살려달라고 간청한다.
"그거는 잘 아시다시피 저~~~위에서 관장하는 거라 장담은 할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하겠으니 최대한 빨리 신부님을 모셔오세요."
신부님이 오시기까지 대략 1시간동안 2차례 심정지가 일어났는데 또다시 강심제를 투여하며 심폐소생술 후 다행히 심장은 1분에 90번 정도 뛰고 있었고 그때 로만칼라의 신부님이 중환자실로 들어오셨다.
나도 소싯적엔 열심히 성당을 다녔기에 신부님에 대한 원초적인 경외감이 있어, 나도 모르게 신부님을 안내해서 환자의 상태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하고 뒷자리로 피한다. 그리고 조용한 중환자실에 곧바로 신부님의 낭랑한 기도문 낭독이 시작되었다.
환자 가족들 뒤에서 나는 환자의 심박수에만 집중한다.
종부성사중에 강심제를 투여하고 흉부압박을 하는 난리를 피우고 싶진않았다.
심박수는 1분에 90회정도를 잘 유지하였지만 조금씩 느려진다.
이젠 대략 70회정도..
가톨릭예식이 다 그렇듯 종부성사도 꽤나 길었다.
아니다. 실은 짧았지만 떨어지는 심박수에 초조하다보니 길게 느껴졌었나보다.
이젠 60회정도로 떨어져 아까처럼 갑자기 확 떨어지나하며 뒤에서 까치발들어가며 안절부절하는 중에 신부님이 돌아서신다.
끝났나보다. 다가가서 신부님께 살짝 다 끝난겁니까라고 여쭤보니 고개를 끄덕이신다.
그러자 정말 거짓말처럼 환자의 맥박수는 0으로 뚝 떨어졌다.
환자의 아내는 울면서 DNR 하시겠단다.
그래서 더이상 심폐소생술을 하지않고 사망선고를 하려는데 환자의 매형과 이모라는 사람이 날 잡아 끈다.
그때 시간은 밤 11시 40분쯤..
20분만 있으면 하루를 넘기는 거니 조금만 더 심폐소생술을 해달라하신다.
흉부압박같은 건 말고 강제로 심장을 뛰게하는 약이라도 써달란다.(아까 DNR을 설명해서 다들 아신다.)
이건 장례때문이라는 걸 잘 알고있다.
3일장에서 20분만에 하루가 지나가버리는 거니 이런 시간에 사망하면 유가족이 장례를 치르기가 무척 곤혹스럽다한다.
옆에서 듣고있던 환자의 아내도 반대하지않는다.
그래서 마치 애프터서비스한다는 묘한 느낌을 가지며 강심제가 무척 효과적이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투여하였다.
아무런 효과가 없다.
또 한차례 투여하였다.
역시 심박수는 0.
세차례 투여하였으나 신부님을 기다릴때처럼 심장은 다시 뛰어주지않는다.
마치 종부성사가 끝나자마자 누군가가 이 안타까운 사람을 거둬가신 후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내가 마치 삶을 주물럭거릴 수 있다는 듯이 마음속 우쭐함을 애써 가리며 강심제를 투여하는 꼴이라니...
가족들도 더이상은 원하지않으셨다.
밤 11시 50분 사망하셨다.
# by | 2009/08/13 02:18 | -_-; | 트랙백 | 덧글(5)





